언론보도
2026-10-23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을 앞두고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이 예고되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수사 인력과 사건량의 불균형에 따른 장기 사건과 사건 적체 문제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262개 경찰서에 남아 있는 3개월 이상 장기사건은 총 4만 6,793건이었으며, 수사 기간별로는 3개월 이상∼6개월 미만이 3만 9,922건, 6개월 이상∼1년 미만이 6,204건, 1년 이상이 667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적 대응에 앞서 사전에 증거조사를 진행할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이를 잘 보여주는 한 사건이 있었다. 의뢰인은 오래전 알게 된 한 인물이 자신을 스토킹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상담을 요청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뚜렷한 증거는 없었다. 이 상태로 곧장 형사고소를 진행하면 사건이 불송치로 종결되거나, 상대방의 무고죄 맞고소로 번질 위험도 있었다. 이에 고소에 앞서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는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의뢰인에게 실제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는 객관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의뢰인은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나 상황을 다시 판단할 수 있었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줄일 수 있었다.
이 사례가 보여주듯 사전 증거조사의 역할은 두 갈래다. 하나는 실제 피해가 있는 경우 수사기관이 움직일 수 있도록 신뢰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근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고소가 이뤄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후자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지만, 무고죄 역고소나 불송치로 인한 재고소 등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을 줄인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기능이다.
법무법인 대륜 양기연 변호사는 “사전 증거조사의 핵심은 단순히 처벌을 위한 증거를 찾아내는 데 있지 않다.”며 “흩어진 자료와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의뢰인의 주장 가운데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법적 대응의 방향 자체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문자메시지, 메신저, SNS, 사진·영상 등 사건의 단서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 오늘날에는 단순히 자료를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느 시점과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진 자료인지, 다른 정황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까지 함께 정리해야 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의뢰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뿐 아니라 그 주장과 배치되는 사실까지 확인하는 것 역시 사전 증거조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형사사건의 처리 과정이 복잡해질수록, 모든 사실관계 확인을 수사기관에만 맡기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법적 대응에 앞서 무엇이 사실인지, 무엇이 증거로 확인되는지부터 차분히 검증하는 것, 그것이 사전 증거조사가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이며 그 필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사전문보기]
상대 처벌 묻기 전 변호사가 사전 증거조사부터 권하는 이유는 (바로가기)
모든 분야 한 눈에 보기
1/0
방문상담예약접수
법률고민이 있다면 가까운 사무소에서 외국인소송전문변호사와 상담해보세요